◇ 시 ◇

자기 집에 불난 줄도 모르고

시인 이상규 2015. 6. 21. 04:48

   자기 집에 불난 줄도 모르고


불난 집 앞에서 부채질하며

‘아! 덥다’고 떠드시는 분

저 사람 침해가 심하신가 봐

자기 집인 줄도 모르고

불 끌 생각은 안 하고

상의까지 벗고 부채질만 하고 있으니~


“여보! 미안하지만 제발 TV 좀 꺼요

저 놈의 소리만 듣고 있으면

나까지 열 받아 메르스에 걸리겠어요

메르스 병 때문에

요사이 메리야스 장사까지 망했대요

차라리 오락 프로나 봐요, 알았죠?

그리고 금고에 감춰둔 부채도 버려요”


“그 부채가 얼마짜리인데 버려요

당신 제발 그런 소리하지 말고

은행부채나 모조리 가져다 버려요

이러다 우리 집 쫄딱 망하겠어요

TV는 끌 테니 내 말 알아들었죠?”

'◇ 시 ◇' 카테고리의 다른 글

메르스 여파  (0) 2015.06.22
차라리 철가면을  (0) 2015.06.22
은혜를 원수로 갚다  (0) 2015.06.21
이게 무슨 소리지?  (0) 2015.06.20
박쥐같은 사람들  (0) 2015.06.20