나의 살던 고향은
나의 살던 고향은
등성 아래 꽃피고 새 울던
들 너머의 시골이었는데
지금은 꽃이 아닌
메르스의 고향인 평택이 되었답니다
고향을 떠난 지 오랜 세월이 흘러
산천도 변하고 마을도 변했어요
앞 냇가엔 고속 전철역이 생기고
마을을 빙 둘러 죽죽 뻗은 도로
도로 옆엔 삼성의 대규모 공업단지
치명적인 메르스에 안전하도록
조상님을 위해 묘소에도
소독을 해 드려야 하는데
메르스가 무서워 산소에도
가보지 못하고 맘 뿐 이에요
살고 있는 현주소는 성산동이니
재수 없는 마을에서 태어나고
재수 없는 마을에서 살고 있어요
누가 저를 저주했기에
그놈의 외봉인가 쌍봉인가
고집 센 낙타정치가 문재지요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