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나의 살던 고향은

시인 이상규 2015. 6. 5. 07:52

   나의 살던 고향은


나의 살던 고향은

등성 아래 꽃피고 새 울던

들 너머의 시골이었는데

지금은 꽃이 아닌

메르스의 고향인 평택이 되었답니다

고향을 떠난 지 오랜 세월이 흘러

산천도 변하고 마을도 변했어요

앞 냇가엔 고속 전철역이 생기고

마을을 빙 둘러 죽죽 뻗은 도로

도로 옆엔 삼성의 대규모 공업단지

치명적인 메르스에 안전하도록   

조상님을 위해 묘소에도

소독을 해 드려야 하는데

메르스가 무서워 산소에도

가보지 못하고 맘 뿐 이에요

살고 있는 현주소는 성산동이니

재수 없는 마을에서 태어나고

재수 없는 마을에서 살고 있어요

누가 저를 저주했기에

그놈의 외봉인가 쌍봉인가

고집 센 낙타정치가 문재지요.